정의선 회장, CES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미래 AI·자율주행 협력 논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다시 한 번 만났다. 이번 회동은 양사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자율주행 협력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향후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CES 2026 현장에서 성사된 ‘2차 깐부 회동’
정의선 회장은 1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 마련된 엔비디아 전시관을 방문해 젠슨 황 CEO와 약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2025년 10월 말, 젠슨 황 CEO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일정으로 방한했을 당시 이뤄졌던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두 번째 회동이라는 점에서 재계와 ICT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엔비디아 부스에 도착해 전시물 관람을 먼저 마친 뒤, 황 CEO의 딸 매디슨 황을 포함한 엔비디아 측 인사들과 짧은 인사를 나눴다. 이후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양사 간 협력 현황과 향후 과제에 대해 비공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 논의의 핵심: 자율주행·피지컬 AI

이번 회동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이다. 엔비디아는 CES 2026에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하며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엔비디아의 차량용 SoC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일부 차종에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자율주행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인지·판단·제어하는 전 과정을 AI가 담당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영역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분야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최신 GPU와 AI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와 로보틱스까지 한 번에 아우르는 통합형 모빌리티·로봇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엔비디아 ‘알파마요’와 현대차 AI 전략의 접점
젠슨 황 CEO가 CES 2026 기조와 발표를 통해 강조한 것은 ‘실제 세상에서 행동하는 AI’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파마요’는 단순한 주행 보조를 넘어,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해 주행 경로를 계획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며, 차량·로봇·물류·도시 인프라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AI 생태계와의 긴밀한 연계는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양사의 협력이 심화될수록, 현대차그룹은 자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고 엔비디아는 실제 대규모 차량 데이터와 로보틱스 현장을 통해 AI 기술을 검증·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적 구조를 갖는다.
GPU ‘블랙웰’ 도입과 AI 인프라 구축
AI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측면에서도 양사의 공조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2025년 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블랙웰(Blackwell)’ 약 26만 장을 국내에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물량이 국내 주요 대기업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및 AI 팩토리 구축에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대규모 AI 학습과 시뮬레이션, 자율주행 알고리즘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 GPU 인프라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블랙웰 기반의 AI 팩토리와 연구 인프라가 본격 가동되면,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자율주행 데이터 학습, 로봇 제어 알고리즘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ES 2026에서 이어진 전방위 행보
정의선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회동 외에도 CES 2026 현장에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 부스를 방문하며 전방위 행보를 이어갔다.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CES를 찾은 만큼, 모빌리티와 AI, 전장(車載 전자장비)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현장 점검’에 나선 셈이다.
정 회장은 먼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위치한 두산 전시관을 찾아 AI 기반 소형모듈원전(SMR)·퓨얼셀·중장비 솔루션 등을 살펴보며 설명을 들었다. 이어 바로 옆에 자리한 현대차그룹 전시관으로 이동해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개발형 모델을 비롯해 모베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전기차 충전 시스템, 주차 로봇 등 그룹이 준비 중인 미래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과 휴머노이드 응용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진, 그리고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딥마인드 관계자와도 만나 휴머노이드·AI 연구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등, 로보틱스와 AI를 축으로 한 미래 사업 구상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퀄컴·LG전자·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 모색
정 회장은 같은 홀에 위치한 퀄컴 부스를 방문해 아카시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만나 약 10분간 비공개로 의견을 교환했다. 차량용 칩셋과 커넥티비티 솔루션을 강점으로 하는 퀄컴과의 대화는, 미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구조에서 필수적인 통신·처리 기술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LVCC 센트럴홀에 마련된 LG전자 부스를 찾은 자리에서는 류재철 LG전자 CEO와 인사를 나눈 뒤, 울트라뷰 윈드실드 스크린과 AI 콕핏, 운전자 안면 센싱, 차량용 오디오 등 전장(VS) 사업본부가 준비한 첨단 차량용 솔루션을 직접 체험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단순 부품 조달을 넘어, 완성차–전장업체 간 통합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삼성전자가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한 윈 호텔에도 방문해 노태문 DX부문장과 함께 마이크로 RGB TV, ‘비스포크 AI 패밀리 허브’ 냉장고, AI 로봇청소기 등 스마트홈·가전 영역의 AI 기술을 살펴보며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정 회장이 삼성전자의 2026년형 AI 로봇청소기를 보며 협업을 직접 제안했다는 점은, 집 안과 차량, 도심 인프라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통합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구상을 엿보게 한다.
업계 평가: “AI·자율주행 동맹 강화 신호탄”
업계에서는 이번 CES 2026 일정을 두고,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반도체·전장 업체와의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젠슨 황 CEO와의 2차 회동은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AI 팩토리 구축을 포함한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점검·보완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완성차 업계는 이미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기치로 내걸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연산과 AI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GPU, 그리고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엔비디아는 사실상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AI·자율주행 경쟁력을 끌어올릴 경우, 전기차·로봇·UAM(도심항공모빌리티)까지 이어지는 미래 모빌리티 전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거나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결론: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향한 전략적 파트너십
정의선 회장과 젠슨 황 CEO의 CES 2026 회동은 현대차그룹이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까지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AI·GPU 생태계와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로봇 플랫폼을 결합해, 차량과 로봇, 스마트팩토리, 도시 인프라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구상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가 구체적인 공동 프로젝트나 추가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할 경우, 글로벌 완성차·IT 업계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CES 2026에서 이뤄진 이번 2차 ‘깐부 회동’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의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