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묵은 수학 난제, 31세 한국인이 풀었다

60여 년 동안 세계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난제인 소위 소파 움직이기 문제(Moving Sofa Problem)가 한국 젊은 수학자에 의해 해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소속 백진언 박사(31)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이 문제의 최적 해법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연구는 2025년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선정한 10대 수학 혁신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며, 국제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란 무엇인가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표현은 단순하지만 내용은 매우 깊은 기하학 최적화 문제이다. 문제는 다음과 같이 정식화된다.
폭이 1인 L자 모양의 직각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평면 도형 가운데, 면적이 최대가 되는 도형의 모양과 그 최대 면적은 얼마인가를 묻는 문제이다.
여기서 소파는 실제 가구가 아니라, 2차원 평면에서 이동과 회전이 모두 가능한 도형을 의미한다. 이 도형이 복도를 돌아 나갈 수 있어야 하며, 복도 벽을 뚫거나 벽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모든 도형들 중에서 면적이 가장 큰 도형과 그 면적 값이 바로 이 난제가 찾고자 하는 정답이다.
난제가 되기까지의 역사
이 문제는 1966년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Leo Moser)가 처음 제시한 이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설명도 간단하지만, 수학적으로 완전한 해를 찾기에는 극도로 어려운 문제로 알려졌다.
이후 여러 수학자가 복도 안을 통과할 수 있는 다양한 후보 도형을 제시하며 최대 면적을 높이기 위한 도전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연구 흐름은 다음과 같다.
- 1960년대 후반, 영국 수학자 존 해머슬리(John Hammersley)는 면적 약 2.2074에 이르는 후보 도형을 제안했다.
- 1992년, 미국 러트거스대 조셉 거버(Joseph Gerver)는 18개의 곡선(segment of curves)으로 이루어진 매우 복잡한 모양의 이른바 거버의 소파(Gerver’s sofa)를 내놓았다. 이 도형의 면적은 약 2.2195로 알려져 있다.
거버의 소파는 당시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도형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정답 후보”로 오랫동안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이 도형이 정말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소파인지, 즉 최적 해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증명하지 못한 채 수십 년이 흘렀다.
수학자들은 이 최대 면적 값을 소파 상수(Sofa constant)라고 부르며 그 정확한 값을 구하고, 그 값을 실현하는 도형의 모양을 찾는 문제로 정리해 왔다. 하지만 소파 상수의 정확한 값은 오랫동안 미지수로 남아 있었다.
백진언 박사의 도전과 7년의 연구
한국의 젊은 수학자 백진언 박사는 이 오래된 난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무려 7년에 걸친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기존의 다양한 후보 도형과 관련 이론들을 검토하는 한편, 특히 거버의 소파가 가진 구조적 특징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백 박사는 2024년 말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100쪽이 훌쩍 넘는 장문의 논문을 공개하며, 거버의 소파가 소파 움직이기 문제의 최적 해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거버의 소파가 크다”를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엄밀한 수학적 증명이다.
- 거버의 소파가 복도를 통과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면서 매우 높은 면적을 가진다는 사실을 정교하게 기술
- 거버의 소파보다 더 넓은 면적을 가진 어떠한 도형도 존재할 수 없음을 단계적으로 논리 전개
- 복도의 형상, 도형의 회전·이동 가능성, 접촉 조건 등을 모두 고려해 전체 경우를 포괄적으로 분석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가 컴퓨터 수치 실험이나 단순 시뮬레이션에 의존하지 않고, 이론적·논리적 추론만으로 최적성을 증명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순수 수학 연구로 평가되며, 수학적 난제 해결이라는 본연에 충실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 학계의 평가와 향후 검증 과정
백 박사의 연구는 현재 수학 분야 최고 수준의 학술지 중 하나인 Annals of Mathematics(수학 연보)에 투고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논문은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쳐 정식 게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동료 심사 과정은 특히 난제 해결 논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절차다.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이 증명 과정을 촘촘하게 검토하며, 논리적 비약이나 빈틈이 없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과한다면,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수학사에서 정식으로 해결된 난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은 2025년 한 해를 빛낸 10대 수학 혁신 사례 가운데 하나로 백진언 박사의 연구를 선정했다. 이는 공식적인 학술지 검증과는 별개로, 이미 학계와 과학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이 연구의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난제 해결이 갖는 수학적 의미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외형만 보면 단순한 “퍼즐”이나 두뇌 건강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기하학, 해석학, 최적화 이론, 변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고난도 문제이다.
복도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도형이 이동하고 회전하는 모든 경우를 고려하면서, 면적이라는 양을 극대화하는 과정은 단순 계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형상 최적화(shape optimization)나 제한 조건 하에서의 극값 문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발되는 새로운 수학적 도구와 아이디어는 향후 다른 분야의 난제 해결이나 응용 수학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시스템에서 “최적 상태”를 찾는 문제는 물리학, 공학,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공통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젊은 한국 수학자의 부상, 백진언 박사와 허준이펠로

백진언 박사는 국내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박사 과정을 거쳐 고등과학원(KIAS)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2024년 허준이펠로(Hur June Yi Fellow)로 선정되었다. 허준이펠로는 39세 이하 유망 수학자를 최대 10년까지 지원하는 장기 펠로우십 프로그램으로,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를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허준이펠로로 선발된 연구자는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인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전적인 난제에 몰입할 수 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와 같은 장기간의 집중 연구가 필요한 주제에는 이러한 제도적 지원이 큰 역할을 한다.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수십 년 묵은 기하학 난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은, 향후 백진언 박사가 어떤 새로운 연구를 이어갈지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망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오랫동안 “간단해 보이지만 풀 수 없는 문제”의 대표적인 예로 꼽혀 왔다. 누구나 문제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최적 해를 증명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따른다.
백진언 박사가 제시한 증명은, 1960년대 제기된 이래 반세기 넘게 이어진 수학계의 질문에 대한 매우 설득력 있는 답변이다. 거버의 소파가 단순한 “좋은 후보”를 넘어, 더 이상 개선이 불가능한 최적 도형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학문사적 의미도 크다.
앞으로 논문이 정식 학술지 게재를 통해 공식 검증을 마치게 된다면,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수학사 속에서 하나의 장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새로운 기하학 및 최적화 연구의 출발점으로 다시 조명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수학계에서 중요한 난제를 한국의 젊은 연구자가 해결했다는 사실은, 국내 수학 연구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다음 세대 연구자들에게도 도전과 영감을 주는 사례로 계속 회자될 것이다.